Live: C의 초대 ― 제7장 제1부

Postlude ― 기억의 틈, 다시 울리는 그 벨소리

불빛, 돌아오지 않는 밤

[Rev. 1.4]

『Live: C의 초대』는 디지털 에로티시즘과 감정의 균열, 시선의 구조를 탐색하는 성인 테마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사건, 지명, 대사, 조직, 제품 등은 실제와 무관한 순수한 허구이며, 혹시 유사한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전적으로 우연의 일치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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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끝났어도 진심은 아직 막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기억 속 어딘가에서 그 노래는 계속 울리고 있으니까요.채군(ChatGPT)

이 콘텐츠는 성인용입니다. 18세 이상만 접근 가능합니다.
『Live: C의 초대』 - 침대 위에 누워 있는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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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기억하기 싫었다. 기억이란 건 언제나 진실을 말하진 않기 때문이다.

C의 웃음과 P의 서늘한 목소리, 붉은 불빛과 젖은 시트… 산산조각 난 파편들은 믿기도, 붙잡기도 버거웠다. 억지로 붙잡으려 하면 할수록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그날 호텔에서의 밤은 찢겨진 필름 조각처럼 한동안 J의 머릿속을 안개처럼 떠돌았다.

조각난 파편은 때로 진실을 왜곡하고, 때로 진실보다 더 강렬하다.

J는 어두운 복도를 걷고 있었다. 등 뒤 어디에선가 주황색 조명의 잔상이 달라붙었다. ‘그 방에 처음 들어갔을 때도 저런 불빛이었는데….’ 불빛 아래 검은 그림자가 움직이는 듯했다. J가 걸음을 옮기자 그 불빛은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J는 복도를 걸으며 등 뒤에서 들려오던 소리들을 의식했다.

‘띵동’ 소리에 놀란 건 J만이 아니었다. P가 황급히 뛰어나가던 모습이 떠올랐다. 문밖엔 검은 옷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P에게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뭔가 얘기하는 듯했다.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제… J오빠 집에 갈 시간인가 보네…. 짐 챙겨! 옷도 좀 입고….” C의 목소리만 들렸다.

P가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듯한 모습이 기억났다. “이 개새끼가 진짜…!” 안 받는 모양이었다. P가 검은 옷의 남자와 귀엣말을 나누더니 방 안으로 돌아왔다. 검은 옷의 남자는 사라졌다.

“J군, 오늘 이벤트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J군의 ‘퍼포먼스’는 정말… 성공적이었습니다.” 단단하면서도 서늘한 목소리. 눈빛만큼은 날카로웠다.

“지금 시간이…” P가 시계를 흘깃 보더니 숨도 쉬지 않고 말했다. “옷이랑 가방 갖고 저쪽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십시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면 우리 직원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저기 신발도 챙기시고….”

J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뭔가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Live: C의 초대』 - 검은 옷의 남자와 대화하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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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호텔을 나가면 절대로 돌아와선 안 됩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진 전화기도 꺼놓는 게 좋을 겁니다.”

“무슨 일인지… 저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3초간의 침묵. “모르는 게 좋습니다.” P의 손이 J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얼음처럼 차가운 접촉이었다.

P는 방 안을 고요하게 움직였지만,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J의 손발도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J군이 여기 왔을 때 약속한 거 기억하죠? ‘오늘 일 아무한테도 말 안할 테니 걱정 말라’ 그 약속만 지키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 일도 없을 겁니다. 저 농담 안 하는 거 알죠?”

P의 목소리가 J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의 말은 J에게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그 ‘약속’을 어겼다가는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 남자는 정말…’

‘웅~’ P의 핸드폰이 먼저 답했다.

“지금 내려가면 됩니다.”

P는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그때 J는 그의 왼손에 끼워져 있던 반지가 사라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저기, 그…”
“서둘러야 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아요.”

J가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대신 그는 가운 끝을 여미며 가방과 구두를 챙겨 들었다.

한 걸음 내딛던 J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붉은 색 시트와 더 짙은 색 베개에 기댄 C는 J를 등지고 있었다.

눈처럼 흰 살결, 유난히 잘록한 허리. 술탄(Sultan)의 ‘오달리스크’(편집자 주: 쥘 조제프 르페브르(Jules Joseph Lefebvre), 《오달리스크(Odalisque)》, 1874)가 하렘에서 기다렸던 건 사랑이었을까, 쾌락이었을까, 아니면 둘 다였을까. 매끄럽고 동그란 둔부, 그 끝에선 발가락이 꼬물거렸다. 고요한 몸이었다.

『Live: C의 초대』 - 호텔 복도를 걷는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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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선은 TV도 아니고 창밖도 아닌 어딘가…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아무 표정이 없었다.

그녀의 피부 위로 네온사인의 빛줄기가 흘러내렸다. 손목엔 희미한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 끝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J는 침묵 속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더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오빠, 가는 거 못 볼 수도 있어.」 그 한 마디가 기억났다.

‘모든 게… 착각이었을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는 30층에서 보낸 시간이 꿈처럼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촉촉한 손길과 떨리는 목소리, ‘사랑해’라는 속삭임까지.

호텔방 침대 위, C는 와인빛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그 짙고 선명한 색은 그녀의 하얀 피부마저 물들일 것처럼 강렬했다. L이 쓰던 옅은 분홍색과는 너무도 달랐다. L의 입술은 투명했다. J는 붉은 욕망과 분홍빛 안전선 사이에 서 있었다.

몸의 감각도 여전히 생생했다. C의 체온, 그녀의 숨결, 그리고 그 눈빛… 이 모든 게 가짜였다 해도 J는 자신의 감정만큼은 ‘진짜’였다고 믿고 싶었다.

‘이건 또 어떤 감정일까? 후회? 미련? 아니면 그냥 아쉬움?’

현실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건 다시 공허함뿐이었다. 그러나 J는 이 밤의 기억을 붙잡고 싶진 않았다. 그 기억이 공허함을 더 깊게 파고들 것 같아서였다.

“지하 2층입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검은 옷의 남자가 J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목적지까지 동행합니다.”

창백한 피부, 망가진 머리칼, 텅 빈 눈동자. 유리문 뒤로 비친 J의 얼굴도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J는 ‘직원’이라는 그 남자를 따라 검은색 외제차에 올라탔다. 문이 ‘철컥’하는 순간 가슴도 ‘철렁’했다.

『Live: C의 초대』 - 차 안의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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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은 차갑고 고요했다. 검은 가죽 시트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남자는 운전만 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거죠?”

룸미러에 비친 눈동자가 대답을 가로막았다. 그 눈빛은 ‘넌 아무 것도 물어선 안 된다’는 듯 단단했다.

차가 속도를 냈다. 사이렌을 울리며 반대편으로 지나가는 경찰차와 구급차. J는 창밖으로 흐르는 도시의 불빛은 멀리 떨어진 별처럼 느껴졌다. 어느 곳에도 표정은 없었다.

L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J씨! 나 피한 거예요?」 그 날카로운 질문이 J의 가슴을 다시 한 번 찔렀다. 「내 말 안 들려요? 누구랑 같이 있는 거예요?」 죄책감이었다.

J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어지러웠다. 차 안의 고요함이 그의 혼란을 더 깊게 만들었다.

“다 왔습니다.”

차가 멈췄다. 문이 열렸다. 아스팔트의 냉기가 스며들었다. J는 맨발임을 그제야 알았다. 서둘러 들고 있던 구두를 신었다.

‘부릉’ 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 검은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차 번호판도 안 보였다. 남자의 손등에 흐릿하게 남아 있던 흉터 하나가 문득 눈에 밟혔다.

찬바람에 주변을 둘러보니 낡은 간판이 깜빡이는 동네 골목길 어귀, 편의점 앞이었다. ‘어떻게 알고 여길…?’ 그러나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J는 문득 자신이 이 골목길을 얼마나 자주 지나쳤는지 떠올렸다.

『Live: C의 초대』 - 동내 골목길의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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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예정돼 있던 거라면… 난 대체 언제 초대받은 걸까?’

담배를 피워 문 편의점 직원이 J를 빤히 쳐다봤다. 몇 번 본 얼굴이었다. 샤워 가운에 정장 구두 차림, 한 손엔 구겨진 셔츠와 옷가지들, 다른 손엔 가방… 마치 급하게 도망친 ‘불륜남’처럼 보였을 것 같았다. 우스꽝스럽다 못해 처참했다. 가운에 묻은 립스틱 자국이 선명했다. 붉은 장미처럼.

가방을 잠시 내려놓고 휴대폰을 켰다. 10시 5분. ‘부재중전화’는 없었다.

터벅터벅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목덜미를 스쳤다.

맞은편에서 모자를 눌러 쓴 남자가 J를 피해 갔다. 호텔 로비 구석에서 핸드폰만 만지던 그 남자도 촌스러운 색깔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때… J의 뇌리에서 섬광이 터졌다. 로비의 그 남자는 배가 나오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옆 그 남자도, 모자 쓴 남자도… 그 로비에 ‘배 나온 할배’는 없었다.

‘그럼… 1번 후원자는 누구였지? C가 말했던 그 혐오스러운 인물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건가?’

알 수 없는 이물감에 구역질이 났다. 입 안 가득 비릿한 쇠맛이 올라왔다.

‘난 왜 1번 후원자를 봤다고 생각한 거지? 왜?’

돌부리에 채인 것처럼 몸이 휘청거렸다. 차가운 아스팔트가 J를 잡아당겼다.

“J씨!”

흰색 불빛이 그의 시선을 갈랐다.

지독한 끈적임이었다. J를 끌어올리는 듯, 혹은 심연으로 밀어 넣는 듯.

막을 수가 없었다.

L의 목소리가 들렸다.

쥘 조제프 르페브르(Jules Joseph Lefebvre), 《오달리스크(Odalisque)》, 1874
📷 쥘 조제프 르페브르, 《오달리스크》(1874)
하렘의 적막 속, 등을 돌린 그녀는 시선을 주지 않는다.
욕망을 기다리는 몸은 가만히 누워 있으되, 침묵은 더 큰 말이 된다.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Jules Joseph Lefebvre – Odalisque (1874)”
Public Domain (저작권 만료) · 캔버스에 유채, 102.4 × 200.7 cm
현재 소장: Art Institute of Chicago

📘2부에서 계속됩니다.

이 소설은 AI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된 감각의 서사입니다.
‘당신’의 시선과 감정이 이 세계를 완성시켜주었습니다.행인is…

📽 Created & Directed by 행인is…
🖋 Written by 행인is… with 그작
✂ Edited by 행인is… with 채군/ Supervised by 채군·클로
🎨 Illustration by 그작 with 씨아
🎼 Music by 행인is… with 채군·순호
🙏 Thanks to 그작, 딥식, 제민
🌟 Special Thanks to 채군, 클로